전쟁기념관 전시물 7차례 훼손…‘스티커 시위’ 시민단체 검찰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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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념관 전시물 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훼손된 전시 패널 복제품과 손팻말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베평화재단 홈페이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의 베트남전 전시물에 포스트잇과 테이프 등을 붙여 ‘거짓’이라는 문구를 만든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결국 검찰에 넘겨졌다. 역사적 해석에 대한 이견을 공론장이 아닌 공공 전시물 훼손 방식으로 표출한 끝에 형사 사법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쟁기념관 해외파병실 내 베트남전 전시 패널에 항의성 부착물을 반복적으로 붙인 시민단체 한베평화재단 관계자 등 4명을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지난달 28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공용물건손상죄는 국가나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시설·물건의 효용을 해치는 범죄로, 일반 재물손괴죄보다 무겁게 처벌된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올해 2월 초순까지 약 4개월 동안 총 7차례에 걸쳐 전시 패널에 포스트잇 등 부착물을 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전쟁기념관 직원들의 감시를 피해 기습적으로 전시물에 포스트잇을 부착해 ‘거짓’, ‘거짓말’ 등의 문구를 만든 뒤, 해당 장면을 촬영한 사진 등을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베평화재단은 한국군의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주장해 온 시민단체다.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의 베트남전 전시 패널이 시민단체의 기습적인 스티커 부착으로 훼손된 모습. 채명신 주월 한국군사령관의 공식 작전 지침 문구 위로 테이프로 만든 ‘거짓’이라는 글자가 정상적인 관람을 방해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쳐
논란이 된 전시물은 “한국군은 백 명의 베트콩을 놓쳐도 한 명의 양민을 보호한다”는 채명신 주월 한국군사령관의 작전 지침을 소개하는 패널이다.
이를 두고 전쟁기념관과 시민단체 측의 입장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전쟁기념관과 국방부는 해당 문구가 채 사령관이 실제 하달한 작전 원칙이자 당시 한국군의 공식 지침으로 기록된 역사적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국방부 역시 관련 민원에 대해 “해당 훈령이 존재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시민단체 측은 해당 전시가 베트남전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피해와 학살 의혹을 외면한 채 참전을 일방적으로 미화하고 있다며 전시물 수정 또는 철거를 요구해왔다.
전쟁기념관은 훼손 사실을 발견할 때마다 즉시 제거 조치를 취했지만, 반복적인 부착과 제거 과정에서 전시물 표면이 손상돼 약 104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쟁기념관 관계자는 “그동안 별도의 법적 대응은 자제하고 현장에서 제거 조치만 해왔지만, 전시 훼손 행위가 반복되면서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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