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행위로 취소된 ‘PUBG 아시아 스타즈’, 방송 송출 지연·채팅 제한 규정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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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의 펍지스튜디오가 개발한 배틀그라운드./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이 올해 출범한 ‘PUBG: 배틀그라운드’ 아시아 지역 이벤트에서 상대 선수의 개인방송이나 채팅을 통해 실시간 경기 정보를 얻는 이른바 ‘방플(스트림 스나이핑)’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송출 지연이나 채팅 제한 의무 규정 등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크래프톤은 다른 PUBG 대회에서는 개인방송 화면을 실제 경기보다 10분 늦게 내보내거나 채팅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경기 중 외부 정보가 선수에게 유입되는 것을 막아왔다. 방송이 10분 늦으면 상대가 이를 보더라도 현재 선수의 위치나 교전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고, 채팅을 제한하면 시청자가 다른 방송에서 얻은 정보를 선수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것도 차단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런 조치가 의무화되지 않아 방플에 취약한 환경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래프톤은 지난 17일 한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6개 지역의 프로게이머와 스트리머 등이 참가하는 ‘PUBG 아시아 스타즈 2026’을 열었다.
대회 첫날 베트남 팀 쩐딴부·라프엉티엔닷이 개인방송과 라이브 채팅 등을 통해 한국 팀 선수의 위치를 파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한국 대표들은 대회 운영과 크래프톤의 대응에 반발해 보이콧에 나섰고, 마지막 날 경기가 취소되면서 대회는 조기 종료됐다.
크래프톤은 PUBG 주요 대회에서 방플 등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지연 송출과 채팅 제한을 의무화해왔다. 지난 6월 시작한 ‘PUBG 위클리 시리즈(PWS) Phase 2’ 예선의 경우 참가 선수의 개인방송을 허용하면서도 공식 중계가 진행되는 컵(Cup) 경기에는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10분 지연 송출을 의무화했다.
또 결승전을 제외한 온라인 경기에서는 외부 정보 유입을 막기 위해 채팅창을 비활성화하거나 시청자의 채팅 참여를 제한하도록 했다. 이를 어기면 매치 포인트 몰수, 해당 경기일 실격, 잔여 경기 참가 자격 박탈, 상금 회수, PUBG 주관 대회 출전 금지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아시아 스타즈에 적용된 기준은 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 배포된 대회 참가자용 규정집의 ‘부정행위 방지 조치’ 항목에는 “모든 개인 라이브 스트리밍 참가자는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적절한 지연 시간을 설정할 것을 권고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어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인해 발생하는 어떠한 위험이나 불이익에 대해서도 선수 본인이 전적으로 책임진다”고 적혔다.
송출 지연을 권고만 했을 뿐 의무화하거나 구체적인 지연 송출 시간을 설정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또 시청자 채팅을 비활성화하거나 참여를 제한하도록 한 규정도 없었다. 크래프톤은 방플 논란이 불거진 뒤인 지난 19일에야 공지를 통해 주요 경기 송출 지연과 경기 모니터링 강화 등 추가 조치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후 개정된 규정집에도 해당 내용이 추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방플 자체뿐 아니라 크래프톤의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과 팬들은 베트남 선수들의 부정행위 정황을 찾아 주최 측에 조치를 요구했지만,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한국 선수단은 결국 전원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크래프톤은 한국 참가자들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보이콧을 예고하자 이를 ‘참가 철회’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사태가 제대로 수습되지 않는 사이 논란은 참가자 개인을 향한 2차 피해로까지 번졌다. 일부 베트남 선수와 팬들은 소셜미디어(SNS)에서 한국을 조롱하거나 한국 팀 여성 참가자를 집단 성희롱했고, 피해 스트리머는 결국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크래프톤은 논란이 불거진 지 나흘 만인 지난 21일 베트남 선수 쩐딴부와 라프엉티엔닷의 행위를 ‘방플/스트림 스나이핑’으로 최종 확인하고 별도의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윤수진 PUBG 퍼블리싱 총책임자는 공식 카페를 통해 “이번 사태를 초래하고 확대시킨 책임은 크래프톤에 있다”며 “이번 이벤트의 운영 미숙, 그리고 참가자분들 개인에게 추가적인 부담과 고통이 집중되도록 만든 것은 크래프톤의 운영 실패”라고 밝혔다.
하지만 뒤늦은 사과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PUBG 공식 카페와 게임 커뮤니티에는 “이제야 사과하느냐” “배그를 삭제했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으며, 불매나 게임 내 구매 상품 환불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후원사들도 잇따라 거리를 두고 있다. 백억커피는 PUBG 관련 콘텐츠와 메뉴, 이벤트 등 스폰서십 활동 중단 절차에 들어갔고, 깐부치킨도 관련 프로모션과 스폰서십을 잠정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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