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수술 후 하지 마비·배변장애…대법 "의료진 과실, 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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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배변장애와 신경 마비 등 중증 후유증을 겪게 된 환자에게 병원 측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환자 A씨가 병원 운영자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지난 2018년 4월 허리 통증 등으로 B씨의 병원을 찾아 요추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자 그해 5월 척추내시경을 이용한 추간판 제거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 A씨는 다리 저림·마비, 배변 장애 등 ‘마미증후군(척추 아래쪽 말총 모양 신경다발이 압박받아 생기는 질환)’ 증상을 호소했다. 병원은 한 달 뒤 후속 수술을 진행했으나 증상은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다른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던 A씨는 2023년 3월 B씨를 상대로 억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수술 직후 새로운 이상 증상이 발생한 점을 인정해 병원 측의 과실로 보고 약 1억20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반면 2심은 “최선의 주의를 다했더라도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이나 합병증일 가능성이 있다”며 병원 측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수술 후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을 때 다른 원인이 없다는 간접 사실이 증명된다면 의료상 과실로 추정할 수 있다”는 기존 판례를 들며 “A씨의 마미증후군 증상은 첫 수술 외에 다른 객관적 요인을 찾기 어렵다”고 짚었다.
특히 대법원은 첫 수술 직후 촬영한 MRI 검사 결과지에 ‘수술 부위에 피가 고여(혈종) 신경다발을 둘러싸고 심각한 압박이 발생해 즉각적인 경과 관찰이 요구된다’는 내용이 기재된 점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당시 수술기록지와 간호기록지에는 “특이소견 없이 수술이 잘 됐다”, “환자 상태가 안정적”이라는 취지로만 적혀 있어 의료진이 필요한 후속 조처를 제때 하지 않았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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