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에어컨 빵빵한데 공짜라니…“눈치 안 보고 좋아” 어르신들 몰려간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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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인천국제공항이 예상 밖의 피서지가 됐다. 냉방이 종일 돌아가고 앉을 곳도 넉넉한 데다 교통비까지 들지 않아서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3~27도, 낮 최고기온은 30~38도로 예보됐다. 평년(최저 22~25도, 최고 28~33도)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고 최고 체감온도는 35도 안팎까지 오르겠다.
서울 서남권과 동남권, 하남, 오산, 여주 서부와 전남 광주 동부, 여수, 순천, 광양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최고기온 39도 이상이거나 체감온도가 38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는 특보다.
밤에도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 열대야가 계속되는 중이다. 지난 2일 경남 양산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42.5도까지 올라 1904년 근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이런 날씨에 어르신들이 찾는 곳이 인천공항이다. 실제로 제2여객터미널 벤치에서 장기판을 펼쳐놓고 둘러앉거나 목재 마루에 자리를 깔고 눕는 이용객이 적지 않다. 신발을 벗고 다리를 뻗거나 과일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띈다. 홍보관 통유리 앞 의자에는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장면을 지켜보는 이들이 줄지어 앉는다. 오전에 도착해 저녁 무렵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공항이 선택받는 이유는 몇 가지가 겹친다. 천장이 높고 냉방이 하루 종일 가동돼 실내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앉거나 누울 수 있는 공용 공간이 넓고 걸어 다니며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65세 이상은 지하철 요금을 내지 않는다. 서울 서남부에서 환승을 세 차례 하더라도 차비가 들지 않고 오가는 길까지 냉방이 되는 셈이다. 집에서 에어컨을 켜지 않으니 전기요금도 아낀다.
공항까지 가야 하는 사정은 따로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영 중인 무더위쉼터는 9만 3000여 곳이다. 폭염 대책기간에 앞서 진행한 사전 점검에서는 안내표지판이 붙지 않았거나 위치 정보가 잘못된 경우, 시설 이용이 불편한 사례 등 1700여 건이 지적됐다.
운영 시간도 걸림돌이다. 서울 동작구는 연장 쉼터를 8곳에서 50곳으로 늘렸는데 그마저 폭염특보가 내려져야 평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문을 연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야간 운영을 확대하고 있지만 충남이 일부 쉼터를 자정까지, 전북이 읍·면·동마다 한 곳 이상을 오후 10시까지 여는 정도다. 경로당이 문을 닫는 오후 시간대나 주말에 갈 곳을 찾다 보니 왕복 서너 시간이 걸리는 공항까지 향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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