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증거인멸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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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 연합뉴스 |
서울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용역 업체를 통해 폐기한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용지 보관 상자’가 당초 계약서에 적힌 ‘폐기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투표용지 보관 상자는 선관위의 선거 부실 관리 실태를 보여주는 핵심 물품으로 꼽히지만, 송파구 선관위는 법원의 증거 보전 명령이 나오기 전 해당 상자를 임의로 폐기해 다양한 의혹을 낳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도 송파구 선관위가 고의적으로 증거를 인멸했지 여부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수민(국민의힘) 의원실이 이날 송파구 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송파구 선관위는 6·3 지방선거 직전 재활용품 수집 업체인 A 업체와 선거 물품 등 폐기물 처리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폐기 기간은 지난 9일부터 12일이었으며, 폐기 대상은 송파구 선관위가 관할하는 27개 동 위원회의 소형·대형 기표대와 잔여 선거공보물 등이었다.
계약서상 송파구 선관위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잠실7동에서 회수할 물품은 소형기표대 17개와 대형 상판 3개였다. 물품을 이처럼 단위까지 정확하게 명시한 것이다. 그런데도 송파구 선관위는 지난 9일 오후 1시 A 업체에 폐기 물품을 넘기면서 목록에 없던 투표용지 보관 상자도 함께 인계했다. 특히 송파구 선관위는 같은 날 오후 1시 51분쯤 서울동부지법으로부터 “현장 증거를 보존하라”는 유선전화를 받았지만 즉각 회수에 나서지도 않았다.
이로인해 송파구 선관위가 사건을 고의로 축소·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상자 겉면에 적힌 투표용지 인쇄 매수는 ‘1900매’로, 이는 해당 지역 선거인의 49.3% 분량에 불과한 수준이다. ‘투표용지 최소 50% 인쇄’ 지침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음을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증거품으로 간주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용지 보관 상자는 선관위가 회수하는 품목 자체가 아니었다. 이번 사태는 특수한 케이스”라며 “원래는 동사무소나 투표소에 있는 사무원이 자체 폐기하는데 왜 다시 선관위로 반납이 됐는지 등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선관위는 ‘예정된 폐기 일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지난 8일과 9일에 기안된 실제 내부 결재 문서를 확인한 결과 폐기 대상은 ‘기표대’와 ‘잔여 선거공보’뿐이었다”면서 “공식 폐기 목록에도 없던 법원의 증거보전 대상물을 파쇄 업체에 넘긴 것은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니라 의도적인 증거 인멸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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