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까 여자 쓰면 안 돼" 소리 안 들으려고 몸을 부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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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소 설비 마감 및 정비 작업 대형 설비 또는 플랜트 현장의 구조물 하부에서 진행되는 '고소 설비 마감 및 정비 작업'이다. 작업자가 비계 발판 위에서 안전대를 걸고 상부 구조물(H빔이나 배관 등)을 정밀하게 점검·보수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 |
| ⓒ 민주노총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
건설업은 대표적인 남성 위주의 산업으로 여겨져 왔다. 건설업에 진입하는 여성이 점차 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장의 작업기준과 문화는 여전히 남성을 중심으로 작동한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어떤 몸으로 일하고 있을까? 사회건강연구소의 "건설업 여성 노동자의 노동과 건강"(류지아·김영정·정진주, 2025)은 여성 건설노동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차별적 노동환경이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이 연구는 노동자 건강 문제를 우리 자신의 문제로 여기고 좀 더 가깝게 바라볼 수 있도록, 생활 필수요소를 만드는 노동자들을 살펴본 사회건강연구소의 <의·식·주 노동자 건강 연구 시리즈>의 하나이기도 하다.
저평가된 가치, 증명하기 위해 혹사 당하는 몸
노조의 인식개선 노력과 사업장에서의 징벌주의로 인해 과거에 비해 현장에서 성희롱, 성추행, 부적절한 호칭 사용 같은 직접적인 행위가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 노동자들은 여전히 현장에 남아있는 성차별을 자주 경험한다. "쉬엄쉬엄 하는 일"이라며 여성의 능력을 저평가하거나, 여성이 어울리지 않는 곳임을 암시하는 말을 하기도 하고, 성폭력의 본질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며 희화화하는가 하면, 현장 작업 특성상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기술 전수를 여성에게는 해주지 않는 등 차별적인 문화가 도처에서 발견되었다.
성차별은 위기 시 여성부터 퇴출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이 지난 3월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진행했던 기자회견의 주제는 '건설산업 여성노동자 채용확대 대책 수립 촉구'였다. 지난 정부 '건폭몰이'와 악화된 건설경기 속에서 여성들이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었던 사실을 폭로하고 대책을 요구한 것이다.
여성들은 현장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치 여성을 대표하는 듯한 부담감을 가지고, "이러니까 현장에 여자 쓰면 안 돼"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남성보다 더 열심히 일하려고 한다.
무시 당하지 않으려면, "아 이러니까 현장에 여자 쓰면 안 돼" 이 소리 듣지 않기 위해서, '내가 너만큼, 너 이상 알아'라는, 내 실력을 그만큼 끌어올려 놨어야 됐다는 거죠. 그게 힘들었다는 거죠. (44세 해체작업자)
결코 가볍지 않은 노동, 아픈 여성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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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틀목공작업 건축 현장의 철근콘크리트 공사 중 '슬래브(바닥) 거푸집 설치' 공정을 보여준다. 형틀 목공 작업자들이 콘크리트 타설 전, 바닥 틀이 흔들리지 않도록 망치를 이용해 체결 및 고정 작업을 정밀하게 진행하고 있는 사진 |
| ⓒ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
실제로 건설현장의 여성들은 많은 질병을 경험한다. 무거운 자재를 들고 옮기거나, 무거운 장비를 사용해 반복된 동작을 하고 계속 서 있기나 쭈그려 앉기 같은 불편한 자세로 일하여 생기는 각종 근골격계 질환과 하지정맥류, 날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환경에서 고온, 저온, 습도와 독성물질로 인해 생기는 피부염과 호흡기 질환 등의 문제를 갖고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음으로 인한 난청도 흔하게 갖고 있다. 또한 사고를 직접 보거나 들어 생기는 정신적 스트레스도 흔히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들은 무릎 관절 수술한 사람이 많아. 끝날 때 일어났다 앉았다, 서서 걷다가 들고 가고 앉아 묶기도 하는데, 거의 보면 쭈그리고 앉아있는 시간이 많지. (55세 철근공)
어느 여성 조합원들이든 다 똑같을 거예요. 뭐 이게 지금 관절이 다 [손가락] 뼈마디가 뼈마디가 지금 다 아픈 것도 똑같을 거고. 그 다음에 무릎 허리 어깨 다 아플 거예요. 그거는 다 남자들도 아프겠지만 여성들은 좀 더하죠. (54세 형틀목수)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안전보건교육에서 안전사고 주의는 강조하지만 질환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 대형 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는 이유로 사고 예방에만 치중하고, 질병 등 그 밖의 사안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었다. 결국 질병 예방과 건강 관리는 개인의 정보수집에 의존하여 각자 해결하는 문제가 되고 만다.
"화장실 못가니까 물도 못 마셔요."
특히 여성 화장실의 수가 부족하여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화장실로 가는 것은 여성 건설노동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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