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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불볕더위… 온열질환자 감시 첫날 사망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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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이른 시점에 발생

5월인데도 북적북적한 해운대해수욕장  전국이 무더운 날씨를 보인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인파가 몰려 있는 모습.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영남 지역 낮 최고기온이 35도 가까이 오르는 등 전국적으로 한여름

5월인데도 북적북적한 해운대해수욕장 전국이 무더운 날씨를 보인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인파가 몰려 있는 모습.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영남 지역 낮 최고기온이 35도 가까이 오르는 등 전국적으로 한여름 날씨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뜨겁고 메마른 대기의 영향으로 낮 동안 건식 사우나에 들어간 듯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계속된 때 이른 무더위로 서울 동대문구에선 80대 남성이 온열 질환으로 숨졌다. 5월 중순에 온열 질환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 경남 밀양의 최고기온이 35.1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에 한여름에 가까운 더위가 발생했다. 경산(최고 35도), 김천(34.8도) 등 영남을 중심으로 35도 가까운 고온이 발생했고, 서울(노원)도 32.5도까지 오르는 등 전역이 30도 넘는 더위를 겪었다. 월요일인 18일 아침 최저기온은 12~20도, 낮 최고기온은 26~34도로 예보됐다. 19일에도 최고 33도로 더위가 이어지겠다.

수은주를 끌어올리는 원인은 강한 햇볕이다. 현재 우리나라 상공은 북쪽에서 형성돼 내려온 건조한 이동성 고기압이 덮고 있다. 공기 중 수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구름이 만들어질 수 없는 상태다. 이렇게 되면 해가 떴을 때 일사량이 크게 늘어나고, 낮 동안 공기와 지표가 빠르게 달궈진다. 문제는 더위 강도가 ‘이상 고온’이라 부를 만큼 지나치다는 것이다. 현재 기온은 평년(최고 21~26도)보다 10도 가까이 높다. 특히 영남에 발생한 35도 가까운 고온은 장마가 끝난 후 7월 중순에나 나타나던 무더위다. 온난화로 대기와 해양이 머금고 있는 열에너지 자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그래서 조금만 더워질 조건을 갖추면 기온이 과거보다 껑충 뛰어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이진영

그래픽=이진영
이른 무더위로 역대 가장 이른 시점에 온열 질환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감시 체계를 시작한 첫날(15일) 온열 질환자 7명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서울 동대문구의 한 80대 남성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루 뒤 숨졌지만, 사망은 질환 발생 확인일(15일)로 집계된다. 이는 기존 기록(2023년 5월 21일)보다 일주일가량 빨라진 것이다. 앞서 질병청은 2011년부터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중에서 온열 질환자 수를 확인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때 이른 더위 때문에 감시 체계 시작을 5월 15일(기존에 20일)로 앞당긴 상태다. 보건 당국은 일반 성인보다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은 고령자, 임신부, 어린이, 기저 질환자 등은 온열 질환에 취약할 수 있는 만큼, 폭염 특보가 없을 때도 온열 질환 예방 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뿐 아니라 주로 7~8월에 환자가 급증해 ‘여름 감기’라 불리는 레지오넬라증 환자도 올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올 1~4월만 해도 전국에서 레지오넬라증으로 신고된 환자(247명)가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158명)보다 56.3% 급증한 상태다. 지난해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599명으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벌써 이보다 많은 환자가 나온 것이다. 레지오넬라균은 따뜻한 물(25~45도)에서 균이 빠르게 증식해 물방울 입자 형태로 감염을 일으킨다. 최근 수온이 높아진 것이 균의 확산을 부추겼다는 게 질병청 분석이다.

더운 날씨에 대장·소장 등에 감염되는 장관 감염증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세균성 장관 감염증 환자는 225명으로 4주 전인 4월 둘째 주 152명보다 48% 늘었다. 질병청은 기온이 높아지면 식품이나 물을 매개로 하는 감염병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하절기 비상 방역 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일단 이번 더위는 19일까지 계속 이어지다가 20~21일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잠시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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