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0원 원화 ‘실질 구매력’ 전 세계 최저…위안보다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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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외환시장에서 명목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지속하는 등 원화 가치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물가 수준과 다른 나라들과의 교역 비중을 함께 반영한 원화의 실질 구매력 가치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6일 국제결제은행(BIS) 누리집에서 주요 64개국 실질실효환율 지수(2020년=100 기준)를 보면, 한국은 지난 2월 말 86.72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말(85.48) 이후 가장 낮다.
국제결제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각국 실질실효환율은 자국의 물가와 여러 교역 상대국 통화와의 환율 변동을 가중 평균해 함께 반영한 지수로, 명목 시장환율과 달리 교역 상대국의 통화에 견줘 한나라 통화의 실질 구매력 가치 및 자국에서 생산한 상품의 종합적인 가격경쟁력 지표를 보여준다. 100보다 높으면 통화 가치가 고평가돼 있음을 나타내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로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원화의 실질 구매력 지표는 전 세계 64개국 중에서도 일본 엔(67.03)에 이어 가장 낮고, 중국 위안(90.23)보다도 저평가된 모습이다. 지난해 10월(89.11) 이래 매월 80포인트대에 머물고 있다.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일본 중앙은행의 장기적인 초완화적 통화정책과 낮은 성장 잠재력, 구조적인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 등의 요인으로 197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일본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수십 년 넘게 초약세를 지속 중인 엔화를 제외하면 원화의 실질구매력 가치가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셈이다.
특히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대체로 위안화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다 지난해 11월 역전된 이후 격차가 커지고 있다. 원화 지수는 지난해 6월 92.5에서 2월 86.72로 6.3% 낮아진 반면, 위안은 같은 기간 86.2에서 90.23으로 4.5% 올랐다. 국제결제은행 통계에 포함된 전 세계 64개국 중 이 지표가 100 이하인 통화는 주로 아시아 국가들(한국·중국·일본·홍콩·대만·인도·필리핀·태국 등)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외환분석가는 “중동 전쟁에 따른 달러 강세와 국제유가 상승이 대표적인 위험통화인 원화 약세 압력을 확대시키고 있다”며 “수급 요인에서도 원화 추가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적 수요에다가 환율 추가 상승을 우려하는 수입 결제기업들의 달러 추격 매수까지 더해지면 환율 고점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에서 1512.7원까지 올랐다가 종가(오후 3시30분)는 1506.3원을 기록했다. 고점 인식에 따른 수출업체들의 보유 달러 매도와 당국이 미세조정을 비롯한 외환시장 안정조치를 동원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상승 폭이 제한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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