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현지, 유도 세계선수권 제패…제주 씨름선수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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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헤비급 유도의 에이스 이현지(19·세계 4위)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우승의 아쉬움을 딛고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현지는 10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 국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로만 디코(프랑스·3위)를 다리대돌리기 절반에 이은 곁누르기 한판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디코는 2020 도쿄올림픽과 2024 파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베테랑이다. 승리가 확정되자 이현지는 소녀처럼 두 손을 들고 감격했다.
지난해 대회 동메달을 그쳤던 이현지는 이로써 생애 첫 세계 챔피언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현지의 금메달은 한국 유도가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획득한 유일한 메달이다. 더불어 한국 유도는 2년 연속 여자 최중량급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는 경사도 맞았다. 작년 세계선수권에선 김하윤(14위) 78㎏ 이상급에서 우승했다.
2007년생 이현지는 어린 시절부터 ‘유도 괴물’로 불린 특급 유망주였다. 힘과 체격 그리고 지능까지 타고 나서다. 씨름 선수 출신인 아버지 이치훈 제주도씨름협회 전무이사로부터 우월한 유전자를 물려 받았다. 이현지는 제주 남녕고 1학년 때였던 2023년 최연소로 국가대표로 발탁된 뒤 단 번에 대표팀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고2 때였던 2024년 세계청소년유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한국 유도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고교 3학년 때는 도쿄 그랜드슬램 우승자인 일본의 아라이 마오를 한판으로 꺾는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누르며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해부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7년 선배 김하윤을 제치고 국가대표 1진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이현지는 지난 2일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선 뉴신란(중국·9위)에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당시 이현지는 경기 직후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자책했다. 이현지는 이대로 무너지지 않았고, 더 큰 무대인 세계선수권에서 자존심을 세웠다. 세계선수권은 유도에서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대회다. 일본은 세계선수권에 최정예 1진을 보내려고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2진을 내보냈을 정도다.
이현지의 강점은 파워다. 유럽 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체격(1m81㎝·138㎏)에서 우러나오는 압도적인 힘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근육 운동 매니어들이 흔히 ‘3대 500(데드리프트·스쿼트·벤치프레스 합산 중량 500㎏ 이상)’을 목표로 삼는데, 이현지는 일찌감치 이를 뛰어넘었다. 워낙 힘이 좋아서 대표팀에선 남자 코치들이 전담으로 지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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